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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장학금 관련 글을 (사실 아주 오래전에 공지만 해놓고.. 사는게 바쁘다보니 죄송하다) 써 보려고 한다. 마는, 

지금 아마 풀브라이트 1차 서류 지원기간은 지났으리라 본다. 올해 내가 공고 확인한 바로는 7월 초에 서류접수였다. 원래는 개론부터 서류 준비까지 다 break-down 해서 써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걸 써 봤자 의미가 없고, 오히려 면접을 대비하고 있는 후배님들이 있으리라 생각되어 그 관련된 이야기를 좀 써 보려고 한다.

 

덧- 아주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까지 다 여기에 공개하기에는 리스크가 좀 크지 싶다. 면접을 앞두고 있는데 불안하신 분은 개인적으로 연락 주시면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아마 여기까지 찾아오신 분이라면, 이미 웹상에 존재하는 풀브라이트 관련 글을 다 찾아보고 오셨으리라 생각된다. 여기서 다른 블로그에는 없는 정보를 알아가실 수도 있지만, duplicated things 만 보실 수도 있는데, 여튼 내가 아는 바대로 다 써 보겠다.

 

1. 풀브라이트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기원을 두고, 미국에서 지원을 해 주는 장학금이다. 한미교육위원단이 정확히는 미한교육위원단이라고 써야 하지 싶은데.. 여튼, 무슨 말인고 하니 모든 과정이 영어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면접도 다 영어로 이루어진다.

 

2. 면접관은 기본적으로는 한국인 5인 + 미국인 5인이 들어온다. 대체로 관련 분야의 교수나 연구원일 가능성이 있다. 내가 면접을 보던 해에는 한국인 4분 + 미국인 1분이었다. 그런데 내가 미국으로 건너온 후에 도와줬던 후배 한 명이 최종까지 합격했는데, 이 친구가 면접을 봤을 때에는 다시 한국인 5분 + 미국인 5분이었다고 했던 것 같다. 면접은 다대일로 이루어지고, 한 명당 10분이었나 15분이었나 정도였던 것 같다. 

 

3. 그러면 뭘 준비해야 되느냐, 기본적으로 본인이 낸 서류를 기반으로 물어본다. 당연한 이야기다.

 

본인이 쓴 내용을 정말 잘 알고 열심히 공부해서 쓴건지,

그리고 얼마나 고민을 했고,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건지.

기초는 잘 닦여 있는 사람인지,

허황된 내용을 떠벌리기만 한 것은 아닌지.

그 분야의 트렌드나 핵심 가치에 대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 등.

 

짧은 자기소개도 준비해두면 좋을 듯 싶다. 자기소개 관련 팁은 나중에 따로 쓰겠다만, 한 가지만 따로 말하자면.. CV에 있는 내용 나열하지 말 것. 시작부터 절반 정도는 갈린다고 본다.

 

4. 이공계 선발인원은 아무래도 문과계열보다는 적다. 1~10명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뽑는 것 같다. 면접장에 가면 대기실에 있는 친구들이 대략 그 타임슬롯에 5명 정도 될 것이다. 그 날 하루만 아마 이공계열 면접이었다고 들었으니, 시간별로 타임슬롯을 따져보면 약 30명 정도의 면접자가 있었으리라 예상해볼 수 있다.

 

5. 서울대에 다니는 친구들이 준비를 잘 하고 똑똑하고 실적이 좋고 스펙이 좋아서 거기까지 오는 것인지, 아니면 서울대라서 일단 먹고 들어오는 부분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 면접장에 있던 사람들은 나 빼고 다 서울대생이었다. 아무래도 고등학생때 공부를 조금만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다. 뭔가 슬픔 ㅋㅋㅋㅋㅋ

 

면접 관련해서 블로그에 공개할 수 있는 수준은 이 정도인 것 같다.

==

 

개론은 다음 기회에. 질문은 댓글 및 이메일로. 본인 소개와 CV를 반드시 첨부하세요. 누락시에 답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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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쓰여질 글들은 케이스 스터디로서, 내 주변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들, 그리고 내가 컨설팅했던 친구들 위주로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보장한 채 쓰여질 것임을 밝힌다.

 

더불어, 아무래도 좋은 스펙의 지원자 및 합격자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지도한 후배들이나 내 주변 친구들의 경우는 아무래도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혹은 가까운 거리에서 알고 지내거나, 혹은 학/지연을 통해 연결되었던 친구들이 많아서, 솔직히 말해서 스펙좋고 실적조차도 좋은 케이스가 많다. 따라서 이를 보고 좌절한다거나, 어떤 절대적인 지표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본인이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걸 다른 방법으로 메꿀 생각을 하자.

 

첫 번째 케이스 스터디는 내 친구로 하겠다.

 

학부: 서/성/한 화학공학과, Summa Cum Laude 졸업

석사: 설/포/카 화학공학과, GPA 4.3 / 4.3

박사: 동일 혹은 유사계열 탑스쿨 15개 지원, UC Berkeley School of Chemistry, Northwestern Chemical Engineering 합격, 세부전공은 미공개. 탑 파이브 진학.

 

Remarks

- GRE 점수 평이 (버벌이 높지 않음), 토플 100점대

- SCI Papers: 1저자 3편 이상 (IF 5 이상), 공저자 3편 이상. 미국 입성 당시 총 논문 편수 10편 가량.

- 서울의 정부출연연구소 한 곳에서 유학 지원 전 8개월 연구원으로 근무

- 삼성해외유학장학생 (지도교수 지정 전형)

 

==

이 친구의 경우는 내가 지도하거나 도움을 준 게 아니라 오히려 나보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갔고, 내가 도움을 받았다.

 

유학을 위해 학부생 때 부터 여러모로 준비를 많이 했었고,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석사를 진학했고, 좋은 논문을 한 편도 아니고 세 편이나, 짧은 시간안에 무시무시한 노력을 통해 써 냈으며, 무엇보다도 삼성유학장학생에 선발되어 큰 이점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는 삼성장학금이 없어져서 아예 남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얼핏 봐도 탑티어의 지원자이다. 학벌도 떨어지지 않고, 학부 성적도 좋으며, 영리하게 움직여 갭이어를 정부기관 연구경력으로 채워냈고, 논문도 6편이나 가지고 있었다. 더불어 삼성 장학생이라니, 이걸 모두 다 갖춘 친구들 찾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으리라.

 

석사를 졸업하고 나서 유학지원을 준비한 케이스인데, 졸업 후에 경력을 비우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정출연의 연구직에 지원했고, 그곳에서 일을 하면서 추천인도 한 명 더 얻고, 경력도 쌓고, 금전적인 안정도 찾으면서 여러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경우에 해당한다. 정출연의 연구직이라고 해서 여러분은 거창한 것을 생각하기 쉬운데, 쉽게 말해서 비정규직 연구원이 되는 것이므로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정규직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지만 말이다.

 

따라서 학부 졸업 후, 혹은 석사 졸업 후에 (보통은 2월 졸업이라고 치면) 12월 지원을 준비한다면 그 남는 기간을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학원 다니면서 보내기보다는 어디든 소속을 만들어서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올리젝을 받더라도 지속적으로 경력 및 실적을 만들 수 있으니 이만큼 좋은 옵션이 없다. 정출연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전에도 많은 정출연이 있고, 잘 찾아보면 위촉연구원 (비정규 연구원을 이렇게 부른다) 채용공고가 제법 자주 뜬다. 여담인데, 서울 벗어나면 죽는 줄 아는 후배님들을 많이 봤는데 멍청한 생각이다. 그럴 시간에 어디든 가서 경력 쌓을 궁리를 하자.

 

논문은 사실 나도 석사 졸업하고 나서 첫 번째 지원하기 전에 1저자 1편 공저자 3편으로 적은 편이 아니었는데, 이 친구는 나보다 더 했다. 석사를 국내에서 하고 박사 넘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반드시 실적을 낼 수 있도록 하자. 이건 분명히 다른 지원자와의 차별점을 만들어준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요즘은 미국에서 학부 마치고 바로 박사 진학하는 미국인들도 논문 들고 온다. 경쟁이 갈수록 빡빡해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모든 기회를 찾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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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오래 살다 나온 유학생이라면 여러모로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 중 하나가 눈에 관련된 것이다.

 

안경이나 렌즈가 필요할 때, 보통 한국에서는 안경점에 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결이 되곤 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eye doctor를 만나서 eye exam을 받은 뒤에야 안경이나 렌즈를 맞출 수 있다. 즉, doctor visit을 해야 한다는 것...인 즉슨, 굳이 안 나가도 될 돈이 나간다는 거다. 시도해보지 않아서 얼마나 나가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왠지 쌀 것 같지는 않아서, 혹시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는데. 큐텐이라는 international 쇼핑몰이 있었다. 보통 유학생들이 렌즈를 여기를 통해서 많이들 사는 것 같길래, 때마침 작년 한국 휴가에서 들고온 원데이 아큐브 90쌍이 거의 다 소진된 (아니면 어디로 간것같은데..... 분명 두 팩이 남아있었는데 왜 한 팩이 안 보이는걸까 ㅎㅎ) 연유로, 실행해보기로 했다.

 

안경이야 처음 유학 나오던 때에 새로 해서 나왔으니 별 문제 없는데, 눈이 워낙 안 좋아서 안경끼면 가뜩이나 작은 눈 더 작아보인다.

 

어쨌든, 큐텐 주소는 아래와 같다. 

 

https://qoo10.com 

 

Qoo10-Global – 글로벌 패션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쇼핑공간

믿을 수 없는 쇼핑 찬스! 싱가폴, 일본, 한국, 미국 등 전 세계의 신상품, 최신 트렌드 및 인기 상품을 놀라운 가격에 만나세요!

www.qoo10.com

그동안은 원데이 모이스쳐를 썼었는데, 트루아이도 평이 제법 좋아서 이번에는 트루아이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링크는 아래.

 

https://qoo.tn/AJgxoQ/Q147080596

 

 

내가 살 때는 121불이었는데 지금은 130불 위로 올랐네. 만원 정도 이득본 듯. 

 

클릭해보면 이런 게 나올거다. 일본에서 직배송이 이루어진다.

도착국가는 당연히 미국으로 하고, BC와 도수는 본인의 스펙에 맞게 쓰면 된다. 나는 모이스쳐를 쓰면서 내 커브랑 도수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넣었다.

 

의료기관 이름은, 사실 정확히 무슨 시스템인지 잘 모르겠는데, 한국의 의료기관을 넣으면 된다. 보통 본인이 다녔던 안과명을 넣으면 되는데, 아무 안과나 넣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의료보험이나 진료기록 같은 게 영향을 준다면, 본인이 다니던 안과를 넣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싶은데 정확히는 모름. 나는 석사때 몇 번 다녔던 안과 이름을 입력했다.

 

결제수단은 Bank of America 크레딧카드로 결제했다. 굳이 한국 카드일 필요는 전혀 없다. 

 

배송은 USPS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결제 버튼을 누르고 내 집까지 당도하는 데에는 5~7 business days가 걸렸는데, 이게 골때리는게 집에 누가 없으면 아마존처럼 그 앞에 두고 가는게 아니라 아예 그냥 돌아가버린다. 보통은 notice를 문에 붙여서 남겨놓는다고 하는데, 두 번이나 배달시도를 하고 노티를 남겼다고는 하지만 나는 본 적이 아예 없다. 더불어 다른 문제가, 판매자가 송장번호를 잘못 남겨서 나는 언제 오나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고, 두 번의 배달시도가 있었음에도 까마득하게 모른 채 3주가 지났다.

 

그래서 이상해서 큐텐에 항의를 했다. 판매자에게 항의했더니 큐텐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랜다. 바로 했다.

 

올바른 송장번호를 주길래 조회해보니 2번의 배달시도가 있었으며, 노티를 남기고 배달날짜를 reschedule하라는 요청까지 남겼으나 무응답이라는 문구가 떠 있었음. 아 혈압... 나는 그런 걸 본 적이 없다 이양반들아.

 

이런 일이 있다고 큐텐에 다시 문의했더니 도착하는대로 다시 조율해서 보내겠지만, delivery fee는 내가 부담해야 된댄다.

 

그런 게 어딨냐. ㅎㅎ 니들 책임인데.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판매자 혹은 시스템관리자인 큐텐의 책임이지 내 책임이 아니므로 나는 delivery fee를 내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큐텐은 내부적으로 확인 후 다시 연락주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답변이 늘어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문제는 이걸 어느 세월에 redeilvery 되길 기다리느냐는 것이었다. 내 렌즈는 거의 다 떨어져가고 있고, 당장 쓸 렌즈가 곧 바닥날 상황인데 말이지.

 

가만 있기보다는 뭔가 들쑤셔보기로 했다. 일단 학교 바로 앞에 Seattle USPS facility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고, 점심 먹고 돌격.

 

송장 번호를 보여주고

- 이게 지금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노티를 남겼다는데 나는 받은 바가 없고, 혹시나 여기에 내 물건이 있지 않을까 해서 왔다. 여기가 내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우체국이라 혹시 여기서 관할하는지도 궁금하다.

-- 음. 일단 발송자에게 반송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혹시나 저 뒤쪽 창고에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맞다. 네 주소로 가는 우편물은 여기서 관리한다. ID를 보여달라.

 

그리곤 다행히 뒤에서 내 물건을 들고 와 주었다. 문제는 이 느려터진 행정인데, 이게 의외로 행운으로 작용했다. 시스템상으로는 6월 27일에 반송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벌써 10일 전인데 아직도 반송 안 되고 창고에 있는 것도 웃기고. 여튼. 그래서 약간 찜찜한, 그러나 해피엔딩.

뭔가 수상하다 싶으면 그냥 무조건 들이닥쳐서 물어보는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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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국뽕을 쳐먹을 걸 쳐먹어야지' 라 할 수 있겠는데, 희망적 관측을 하는데도 정도가 있다.

 

반도체가 되었던 어떤 실험이 되었던간에, 정의상으로는 같은 소재를 쓴다고 해도 조건이 바뀐다. 그 조건을 잡는 데 얼마가 걸릴 지 모르니 문제인거다. 실험 좀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 내가 MEMS 하던 시절에도 별 놈의 요소로 인해서 조건 잡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현재 우리 나라 반도체 수준은 그보다는 몇십 몇백단계 더 세밀하고 미세한 공정일텐데. 

 

이건 이를테면 프랑스에서 사온 물을 쓰건 한국에서 정제한 물을 쓰건 상관없는 거 아니냐고 묻는 수준일 수 있는데, 절대 다르다. 공정 실험이나 제품 제작에 쓰이는 소재는 같은 물건이라도 정제법, 제조법에 따라서 미세한 차이에서 크게는 제법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원래 하던 대로의 product가 그대로는 안 나온다.

 

'타격은 있겠지만' 정도의 말을 쓰기에는 아주 부적합한, 재앙이다. 자국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을 살리는 계기가 되긴 될 거다.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으니까 문제지. 반도체 공장이 하루만 안 돌아가도 손해가 어마어마한데, 며칠 몇 주 몇 달이 안 돌아간다고 생각해보자. 피해는 상상조차도 못 할 수준일 것이다.

 

일본? 자충수인건 맞다. 근데 일본이 자충수를 둬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크게 데미지를 입는 건 자명한 일이다.

 

친일이니 반일이니 이딴 게 아니다. 나는 일본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다만, 과학과 기술은 냉정하게 판단해야지 거기에 국뽕이 끼면 안 된다.

 

삼성에 다니는 친구의 말을 빌려 마무리하겠다.

 

- 일본? X 된거 맞지. 문제는 우리나라가 XXXXXXXXXXXXXXXX 된거지. 기술력 있어도 크게 타격입을텐데 이 마당에 기술력도 없으니.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자극적인 소재를 빌어 클릭수를 노리는, 반일 애국의 탈을 쓴 기사에 농락당하고 선동당하지 말자. 차라리 주변의 대학원생의 말을 들어라.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은 미리미리 자급자족이 가능한 형태로 소재 등을 바꿔나가면 좋겠다. 특히 소재나 정밀공정이 필요한 산업에서 해외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건, 바꿔 말하면 그 제품이 discontinue되면 큰일난다는 뜻이고, 한편으로는 그 제품을 파는 회사가 가격으로 갑질해도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올 초의 GORE의 수술용 인공혈관 이슈 때에도 대차게 겪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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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 맛봤던 아이패드 미니 + 로지텍 키보드케이스 의 어마어마한 생산성은 결국 나에게 스마트 키보드를 사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페어링 시간이 없고, 충전마저도 필요하지 않은 키보드 (물론 크기때문에 미니 때 만큼의 활용은 어려웠지만, 반대로 그 크기에서 오는 또다른 장점도 있기 때문에 잘 쓰고 있었다.

 

는,

 

고장났다.

 

어느 순간인가부터 키보드 입력이 안 되고, 심지어 가상키보드가 올라온다 (이건 키보드 연결 자체를 인식 못 한다는 뜻이다). 아니.... 이거, 정가는 159불이었다. 한국돈으로 20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이고. 아 물론 아마존에서 리퍼제품을 사서 89불인가 들었지만. 그것도 절대 적은 돈이 아닌데. 사용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게 이 사단이 난건지 원.

 

아이패드 프로 9.7인치와 12.9인치의 스마트키보드도 같은 문제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애플에서는 구매일로부터 3년 이내에 해당 증상으로 스토어 방문시 새 제품으로 교환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왜인지 모르지만 10.5인치는 무조건 1년 워런티만 가능하다고 한다. (어차피 다 같은 제품 라인업이면서 왜....)

 

내가 이걸 구매한지 1년은 커녕...... 몇달이나 지난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당연히 1년 내 워런티에 해당이 될 거라 생각하고 일단 들이받았다.

 

먼저 애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상담을 받았다. 몇 번 해당 증상이 있다가 이제는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니까 스토어 방문을 하라고 지니어스 바 예약을 잡아주었다. 집에서 &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애플스토어는 University Village Mall 안에 있어서 (집에서는 걸어서 10분이다!) 그리로 잡고 방문했다.

 

근데 왠걸.

 

또 하필 서비스 받으러 갔더니 작동을 한다........ 장난하나.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다. Now it's working and I have no idea. But usually, it's dying. 이런 식으로.

 

그래서 새걸 주더라. 다만, 리퍼제품이라서 워런티가 거의 다 끝났었다고 한다.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왔다고 했다.

 

새 아이패드 스마트 키보드 장착!

 

생각해보니 이게 리퍼의 문제점이다. 시리얼을 애플 공홈에 넣으면 리퍼는 확인이 안 된다. 그래서 가져가봐야 알 수 있다. 실구매일은 2018년 7월 20일로 되어 있었고, 다행히 아직 6월이었기에 해당이 되어 새 제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마존에서 새 제품의 가격이 파격적으로 떨어졌던데 에어의 출시와 관련이 있는걸까.

 

 

링크는 아래.

 

https://www.amazon.com/Apple-Smart-Keyboard-English-Layout/dp/B072MHN91T/ref=sr_1_3?keywords=ipad+pro+10.5+smart+keyboard&qid=1561256669&s=gateway&sr=8-3

 

이 제품은 이런 이슈가 잦은 것 같다. 3세대는 아직 보고된 바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런식으로 작동하는 4개의 제품군에는 (1세대 9.7, 12.9, 2세대 10.5, 12.9) 설계상의 문제인지.. 자연적으로 마모가 되어 문제가 발생하는 듯 보인다.

 

다행히 최신형 에어가 나오면서 이 스마트커넥터를 이용한 서드파티 키보드 케이스가 많이 출시되었다. 아마존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키워드는 ipad pro 10.5 smart connector keyboard case

 

 

아, 근데 별점이 다 4점이 안되는 걸 보니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

에어 신형이 버티고 있는 만큼 어쨌든 당분간은 이 제품군이 더 출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아무튼, 결론은 미국 사는 양반들이면 구매일로부터 1년 내면 일단 애플 공홈에서 상담받고 스토어로 들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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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학준비 카테고리도 완성이 되지 않기는 했지만, 어쨌든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때그때 바로 실행에 옮겨 놔야 하기 때문에, 일단 공지에 씁니다.

 

케이스 스터디를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제가 그동안 지도/상담하면서 얻은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의 분석적인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저 자신을 시작으로 해서, 제 주변 지인들, 후배들, 그리고 온라인 상담들을 배경으로 하여, 특정성 있는 정보는 배제하고 (혹은 뭉개서)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이 카테고리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자면, 탑스쿨 진학 및 장학금 수혜 등의 좀 높은 목표를 겨냥해서 작성된 글을 모아둘 겁니다. 더불어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이면,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께서 탑스쿨 혹은 30위권, 그 외의 학교 등에 대해서 어림잡아 티어를 파악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유학에 절대적인 지표나 평가 기준이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비교대조군이 있다면 이래저래 알아보기 더 낫지 않을까 해서 런칭하는 파트이니, 참고삼아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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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멤버들과 해피아워를 가지고 나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일해야 할 거리가 좀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기도 했고, 드디어 저녁이 되어 선선해지기 시작해서 (요즘은 시애틀도 낮에는 쪄죽을 듯한 느낌이 있다) 오피스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Dr. Choi와 함께 유빌의 스타벅스에 가서 바깥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일을 너댓시간 정도 하다 왔다.

 

최근 들어서는 가급적 커피를 안 마시려고 하고 있어서, 대신 스트로베리 아사이를 한 잔 샀다. 아메리카노는 사실 3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즐길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이게 어째 전반적인 내 건강에 (적어도 수면 사이클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상황 (이를테면 밤을 넘어가는 실험을 한다거나) 이 아니면 자제중.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유빌 몰을 죽 둘러보고는 뭔가 기분이 묘해졌다. 너무 평화롭다고 해야 되나, 약간의 이질적인 느낌이 덮쳐왔다. 

Photo taken at Starbucks in University Village Mall, w/ iPhone XR

생각해보면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정말 죽어라 치열하게 살았다. 초, 중, 고, 재수, 대학, 석사, 그리고 연구소에 이르기까지, 장장 20년 이상의 시간을 정말 여유없이 쫓기며 살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10대를 보냈고, 재수도 했고. 대학을 가서는 대학원 및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서 +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별 활동을 다 하고, 학점관리도 나름 열심히 했었다. 동시에 경제적인 부분도 가지기 위해서 학교 다니면서 여러 일을 했었고, 대학원 다닐 때에는 논문을 좋은 저널에 내기 위해서 나름 빡세게 살았다. 연구소에 들어가서는 더더욱이 좋은 연구와 실적을 냈어야 했기 때문에, 그리고 동시에 미국으로 박사유학을 가야 했기 때문에, 공부/연구/일/준비를 동시에 해서-- 모든것이 다 혼재되어서 죽을 것 같은 3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박사 유학을 오고 나니, 분명 약간의 괴리가 있긴 하지만. 이 생활을 누리기 위해 그 긴 시간을 투자했구나 라는 게 느껴진다. 항상 1등이 되어야 한다, 항상 뛰어나야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의 의식이 항상 정신을 지배하고 있던 그 시간들에서 이제서야 비로소 벗어난 것 같다. 

 

물론 정신이 해이해져선 안 되겠지만. 아무튼, 그 평화로움이 갑자기 나를 덮쳤다.

이상하더라.

 

모두가 딱히 뭘 하고 있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풍경. 이게 왜 이렇게 어색했던걸까.

카이스트에서 지낼 때에도 이런 광경을 전혀 보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들을 감싸고 있는 그 공기가 달랐다 말하는 게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여유가 몸에 밴 사람들의 모습, 그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앉아서 하늘을 보거나, 이야기하는 광경.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리고 정말로 내일 일을 내일 걱정하는 모습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확실히 훨씬 더 느슨하고 편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바로 내 사고와 생각의 변화에 있다.

 

오래 전에 읽었던 글 중에, 'life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거 참 좋은 구절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서의 삶들 때문에 아무래도 결과주의와 성과주의에서 벗어나질 못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연구하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좋은 데이터를 항상 가지고 가야 하고, 나쁜 데이터는 약간 죄 같은 취급을 받았던 것 같다. 혹은 덜떨어진 느낌? 뭐 이런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데.

 

실험은 사실 원래 잘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데에 의미가 있는 건데 말이다.

 

요즘 미팅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괴상한 데이터를 슬라이드에 싣는다. 대신 이걸 가지고 해석과 디스커션을 많이 한다. 아, 물론 그런 거지같은 데이터를 선호하거나 좋아하는 건 아닌데, 모를 일이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수많은 실패를 분석하고 그를 딛고 나아가 성공을 향해 가는 것이다. 좋은 데이터만을 보여줘야 되는 건 아니다. 그건 대외적으로 나를 홍보할 때 필요한 것이지, PI와 토론할 때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런 것만을 보여줘서는 배울 수 있는 것도, 성장할 수 있는 룸도 없다.

 

오늘도 뭔가 좀 떨떠름한 데이터로 발표를 했고, 교수님께서는 이거 아무래도 재검증이 필요할 데이터 같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왜냐면 과거의 비슷한 샘플로부터 얻은 데이터들과 현재의 내 데이터가 매칭이 안 되기 때문이다. 누가 틀렸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여기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를 먼저 보자. 이유를 찾아내고, 그를 배경으로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한 초석으로 삼자.

 

이런 식의 사고들이 모여, 나로 하여금 보다 더 나은 과학자가 되도록 해 준다고 믿는다. 나태해지지만 않으면 된다.

 

동시에 배움의 기회가 생각보다 많이 열려 있다. 최근들어 코딩과 Statistical Analysis 툴을 하나 배우기 시작했다.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바뀌는 것.

 

이게 미국 나와서 얻고 있는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

 

열심보다는 여유. 조급함보다는 한적함.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실패를 분석하는 것.

 

아마 근래 들어 겪었던 슬럼프는, 이를 통해 성장하려는 내 인생 단계이자 하나님의 뜻이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눈 앞의 괴로움이 커도, 그 길이 결국 가장 좋은 길로 이어질 것을 알고 믿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내 인생에 대한 걱정은 그나마 덜 한 것.

 

과연 어디까지 성장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나의 30대를 모두 걸고 진행중인 science game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줍고 획득하는 것들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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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imes, you could get a better insight/inspiration from the point you've never been thinking of.

 

아침형/저녁형 인간을 수시로 넘나드는 사람인데, 요즘들어서는 철저히 저녁형 올빼미가 되어 살고 있던 터,

 

최근들어 슬럼프가 심해서 힘든 시간을 겪던 중이었다.

 

오늘 월요일 아침에, 동기의 퀄 시험이 있어서 간만에 일찍 일어났다. 스트레칭 하고, 간단히 운동 하고. 커피 내릴 시간은 없어서 그냥 물이나 마시고 어쩌고 하면서 모닝루틴 대강 마치고 나왔는데, 때마침 날씨가 무진장 좋아서 기분이 제법 업되어 있었다.

 

동기 발표를 들으면서, 의외로 (?) 내가 퀄때 해야 할 로드맵이 갑자기 그려졌다. 그리고 지금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부분에서 내가 죽을 쑤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더 보강해내야 하는지 그래서 퀄 때 어떤 데이터를 더 추가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제법 많이 떠올랐다. 놀라웠다. 머릿속에 한동안 드리웠던 안개가 슬슬 걷히는 기분도 들었고, 조금은 리프레쉬된 기분으로 컨퍼런스룸을 나올 수 있었다.

 

내 오피스에서는 저 멀리 시애틀의 호수와, 날 좋은 날이면 정말 예쁘게 보이는 하늘이 훤히 보인다. 아침 이 시간에 저 전경을 본 지가 정말 오래됐는데, 어찌되었건 강제로라도 일찍 나와서 그 풍경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이 맑아지기 시작했고, 더불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연구를 풀어나갈 milestone들이 생각이 났다. 항목별로 정리해서 파티션에 붙이고 있자니, 더 나은 organization이 생각나서 다 뜯어내고 다시 쓰고, 다시 붙여서 정리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다. 게으름과 귀찮음을 뒤로 한 채 어거지로 나와서 한 시간 쓴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아침이 주는 영감이라는 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생활 사이클을 아침형 인간으로 돌려봐야겠다.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기에, 훗날 보자고 일단 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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