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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인스타그램에서 본 건데, 


잘 왔다 싶다가도 왜 왔지 싶은 유학생활이랜다. 한편으로 굉장히 공감되는 말이었다. 물론 한국에서 대학원 생활을 했다고 해도 내가 박사를 한 건 아니니까, 한국에서 박사를 하는 것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아무튼 오고 나니까 정말 생각보다 힘들다. 감정적인 격리? 분리? 라고 해야 되나, 그런걸 좀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나에게 있던 가장 중요하고 소중했던 인연들과 멀리 있는 이 기분이, 생각보다 내 감정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서서히 깨달아가는 중이다.


나름 잘 논다. 잘 지내고, 잘 즐기고, 잘 돌아다니고는 있다. 그러나 산다는 건 그런 것과는 약간 다르다. 내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성숙한 상태를 지켜내는지, 음, 지켜낸다는 표현이 좀 애매하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낸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나에게는 나의 부족함으로부터 오는 절망감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그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항상 버텨내는 자신을 종종 보기 때문에, 지켜낸다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동시에 내가 해야 할 일을 150%의 퍼포먼스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심, 즉 나의 본업의 성취. 이렇게 두 가지가 양립해야 한다.


둘 다, 생각보다 잘 안 된다. 내가 얼마나 한국식 인간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한국 그룹인 부활을 좋아한다. 오늘 진이 다 빠져서 눈뜨고나서 유튜브에 첨 눈에 띄는걸 아무거나 눌렀는데, 부활의 Lonely Night 이 나왔다. 박완규의 전성기 시절의 목소리로 들었는데, 4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황홀했다.


....도대체 이런 곡은 어떻게 쓴 거고, 그걸 이렇게 어떻게 불러낸건지 원. 김태원도 박완규도 대단하다.


아무튼.


그냥 내버려뒀더니 '다음 동영상' 으로 계속 넘어가다가, '박완규의 그 날'이라는 다큐가 나오더라.


박완규가 생활고로 부활을 떠날 때, 김태원이 해줬다는 말이 있다.


[몸을 다쳐도 좋다. 마음을 다쳐도 좋다. 목을 다쳐도 좋다. 다만, 영혼만은 다치지 마라. 그럼 노래 못 불러.]


세상에... 정말 세상에다.


요즘엔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거의 3~4시다. 새벽.


그러고 샤워하고, 스트레칭 하고. 잠들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고.

이러다 보니 사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다. 할 일은 눈 뜨는 족족 늘어가고, 마친 일은 하나도 없고.

다만 그런 환경에서 하드하게 트레이닝 받으려고 나온 거니까. 힘들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잠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마음이 많이 다치긴 한 것 같다. 스스로의 무능력함, 부족한 체력 등.


그래도 다행히,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직 영혼이 다친 것 같지는 않다.

많이 변하고, 많이 지쳤다. 우선시하는 가치도 많이 변했고.


그래도 아직 영혼은 건재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시 즐겁게 살아가야겠다.

나름의 깨달음이 있어 쓴 글이다. 훗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살아나자. 살아가자.

이번 주가 지나고, 그룹미팅이 끝나고, Spring break가 오면.


다만 한 주만이라도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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