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만 세 명의 학생들이 이메일을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만, 그 누구에게도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메일을 두 개의 주소에 다 보낸 걸 보면 적어도 공지사항 '메일 문의하실분들 필독' 을 읽긴 읽었다는 건데, 그 중에서 본인 편한대로 취사선택하여 보냈다는 겁니다. 여러분. 여기에 적힌 사항들은 모두 다 지켜져야만 하는 것들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답장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적힌 자동응답까지 설정해 뒀는데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걸 보면, 컨택 또한 비슷한 결과를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심하세요.
컨택을 할 때 기본적인 건, 상대가 요구한 조건을 모두 다 지키는 겁니다. 이런 기본적인 것 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컨택이 잘 될까요? 여러분이 메일을 보내는 '상대' 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죠. 여러분 입장은 제게도, 교수님들께도 별로 중요한 관심사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상황 또한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실적을 얼마나 뽑았던, 누구의 제자건, 심지어 연예인이어도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내가 원하는 걸 제대로 갖췄는지, 지시사항을 잘 지켰는지가 1순위입니다.
최근에 EPFL에 교수로 임용되신 한 박사님이 트위터에 쓴 글이 기억이 납니다.
- 포닥 공고를 냈더니, 하루만에 100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 그 중 50통은 내 이름조차 올바르게 기재하지 않았고
- 40통은 내가 지시한 이메일 제목을 지키지 않고 지들 멋대로 썼다. 이건 자동필터를 걸어놨기 때문에 모두 다 스팸함으로 갔다.
- 9통은 CV 포맷을 따르지 않았으며
- 1통은 내가 지시한 문서조차도 누락시키고 보냈다.
- 따라서 100명 모두 탈락이다.
모든 지시사항은 꼼꼼히 읽어봐야 하고, 다 지켜야 합니다. 본인이 편한 것만 지키는 것부터 이미 컨택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겁니다. 나에게 필요한 사람인가, 내가 원하는 걸 갖췄는가, 가지고 있는가 가 one and only 관심사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제게 컨설팅을 요청하는 이메일부터 이미 여러분의 potential 과 attitude 을 알 수 있습니다. 첫인상이 좋아야 그 다음 컨설팅이나 질의응답이 스무스하게 이어지겠죠. 반대로 말하면 첫인상부터 망치면 그 다음 과정은 여러분이 엄청나게 손해를 보고 시작하는 겁니다. 컨택은 말할 것도 없겠죠. 교수님들은 제 거의 몇십 배 되는 숫자의 이메일을 받으실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