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약간 연구 맛을 본 사람들에게 좀 더 익숙한 주제일 수 있는데, 국내/국외 학회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사전컨택은 주로 이메일을 통한 연락으로 한정되어 있게 마련인데, 좀 더 액티브하게 움직여본다면 학회 또한 좋은 기회가 된다. 돈이 들 수도,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이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역시 내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내가 컨택하고자 하는 교수님이 한국을 방문하시는 학회는 거의 다 참석해봤다. 자비로 참석하기도 하고, 그냥 등록하지 않아도 학회장 근처에서 기다리거나, 혹은 운 좋게 그냥 참관증 같은 걸 얻어서 들어가거나—유학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는 아무래도 학교에서 학회 참석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없으니, 자비 등록의 경우 금전적으로는 큰 부담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나는 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했었다.
카이스트에 있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여기에도 있었는데, 해외의 유명한 교수님들을 종종 초빙해서 세미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무진장 많았다. 학과마다 따로 열리는 것 + 학교 차원에서 열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거진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의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학회에서 발표를 하면서 본인의 연구까지 소개할 수 있으면 아주 좋은 옵션일 것이다.
가급적이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일 때에 학회를 참석하고, 학교에서 열리는 세미나를 활용한다거나, 근처 정출연이나 연구소 등등에서 열리는 세미나도 찾아가면 좋다. 나는 전혀 일면식도 없는 생명공학연구원 모 연구팀에 연락해서 세미나에 들어가 교수님을 뵙기도 했었다.
해외 학회는 아무래도 자비 부담으로 가기엔 좀 빡세긴 한데, 여유가 되는 사람은 가는 걸 추천한다. 솔직히 본인 돈 들여서 굳이 가서 만나겠다는 건 나름 적극적으로 괜찮게 보는 편이라서.
국내 학회에도 심심찮게 해외 대학 교수님들이 연사로 초빙받아 오시곤 한다. 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다양하게 오시는 편이다. 미리 연락을 드려도 좋다.
컨택 메일은 이런 식으로 보내보자.
Hello Dr. XXX,
My name is YYY, an international applicant to the Chemical Engineering PhD program at the University of AAA. I found that you are visiting Korea for BBB conference.
정도로 시작해서, 내 연구관심사는 무엇이고, 교수님 그룹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 혹시 한 번 만나뵐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도로 쓰면 되겠다.
유학은 어차피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게임이다. 스펙도, 실적도, 본인의 지식수준도, 교육 수준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돈도.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이다. 자비를 수천만원 들여서 직접 미국으로 교수님들을 만나뵙고 학교를 탐방하러 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 고생하면서도 유학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어차피 희생은 필요하고 노력은 더욱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탓하기엔 당신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철이 들어야 하는 시점을 지나가는 중이다. 그럴 시간에 메일이나 한 번 더 보내고, 학회 일정을 찾아보도록 하자. 할 수 있는 걸 다 하면서, 가진 무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그나마 어드미션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여러분보다도 더 못한 환경에서도 죽어라 노력해서 유학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훨씬 나은 환경을 가지고도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다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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