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 쓰시느라 한창 정신없으실 겁니다. 유의할 점이 몇 가지 있어 알려드립니다.
먼저, 본인이 할 수 없는 것, 잘 모르는 것을 절대로 SOP에 넣지 말길 바랍니다.
SOP 에 들어가면 좋을 내용들을 구글링하거나, 혹은 지인에게, 또 혹은 다른 사람에게 (우연히 알게 된, 그러나 직접적인 접점은 없는) 들어봤다면, 그 내용은 필시 분명 '들어가면 좋을' 내용이지만, 그게 본인에게 맞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제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 및 제 컨설팅을 받는 분들은 대부분이 인터내셔널, 즉 한국인입니다. 한국인의 펀딩에 대한 제한적인 상황 때문에 과제 얘기, 특히 국제공동과제나 이런 얘기를 SOP에 넣어야 한다는 얘길 요즘 심심찮게 듣습니다만,
꿈도 꾸지 마십시오.
국제공동과제는 박사학위자 이상부터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겁니다. 이제 박사과정에 지원하는 사람이 언급하기에는 허세가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이게 제가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걸로 들리실까봐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국제공동과제는 PI간의 agreement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누가 PI일지도 모르고, 어떤 코어기술이 융합될지도 모르며, 무엇보다도 양 PI가 동의할지도 말지도 모르는 판국에 이걸 이야기한다면, 뭘 모르는데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 좋아보이는 걸 갖다 쓴다는 해석이 됩니다. 그리고 국제공동과제를 아마 안 해보셔서 잘 모르실텐데.. 이건 사실상 미국에 있는 한인교수들 (한국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 을 위한 제도입니다. 백인 교수들을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이렇게 말하면 예외도 있고 반드시 그런 건 아니라고 하겠죠? 국제공동과제 싹다 뒤져보세요. 거기 한국인이 많은가 백인이 많은가.
2.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능력이 아직 당신에겐 없습니다. 이게 있는 사람은 대체로 석사를 하고서도 연구소에서 2~3년 이상의 연구경력을 쌓고, 단순히 실험하고 논문쓰는게 아닌 연구과제 기획에도 경험이 있어야 그나마 좀 볼 줄 알게 됩니다. 여러분이 단순히 아이디어 내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아이디어는 학부생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연구원이 아니라 연구진, 연구진이 아니라 연구단 레벨로 올리는, 더 높은 시각을 가지는건 지금 여러분 수준에선, 솔직히 말해서 택도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최근에 뭐 국제협력과제가 붐이 일고 있고, 협력단이 생기고 어쩌고 한다고 해서 그걸 SOP에 쓰고 '나는 국제협력과제도 생각하고 있다' 는 허세를 부리지 맙시다. 어드미션 커미티들은 교수입니다. 그리고 과제를 써본 사람들입니다. 과제 얘기가 나오면 스위치가 켜지고, 얘가 제대로 뭘 알고 과제 얘기를 하는건지를 검증합니다. 거기서 절대로 여러분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본인이 가진 연구 능력, 비전, 철학에 집중하세요. 과제는 박사과정도 아니고 '박사과정 지원자' 의 몫이 아닙니다. 과제 얘기가 나오는건 저 세 가지를 제대로 말하기 어렵거나, 혹은 빈 깡통일 때 나오는 경우입니다.
자신의 능력 밖에 있는 걸 욕심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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