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졸업하고 나서 무직으로 지원을 준비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본인이 '나 정도면 그래도 어디든 갈 것 같다' 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더더욱 높은 확률로 위험합니다.
결론을 먼저 꺼내들었으니 이제 좀 설명을 해 보지요.
제가 컨설팅을 해 드리는 분들 중에는, 학부를 졸업했음에도 논문을 두어 편 정도 들고 있고 (심지어 1저자인 분도 계심), 컴공같은 경우 학계 프로젝트 뿐이 아니라 개인 프로젝트도 많이 하신 분도 있습니다. 대기업과 연계하여 이것저것 하신 분도 계시고, 석사의 경우 논문이 너댓편이신 분도 계시지요. 심지어 학점도 좋고, 토플도 높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이런 분들은 보통 어드미션을 서너개 정도 받을거라 생각하시겠죠?
그게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습니다. 유학 자체에는 워낙 변수가 많아서, 본인 스스로가 아무리 잘 준비한다 할지라도 내 손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유학 지원자들이 많아지는 판국에-- 참고로 이 경쟁 풀을... 한국에서만 사신 분들은 이 규모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데,, 전세계의 우수한 지원자들이 지원한다는 걸 절대로 잊지 마세요.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워싱턴 주 하나보다도 작아요. 몇몇 지원자분들이 저와 상담하실 때 은연중에 내비쳤던 이야기가 '그래도 제가 나온 학교 정도면' 인데, 그걸 한국 스케일로 보지 말고 국제적인 시각에서 봐야 합니다. 고대, 연대도 한참 떨어지는 판국에....
참고로 이 이야기는 학교 타이틀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제 블로그를 봐오셨다면 절대로 타이틀 얘기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계셔야" 합니다. 문해력에서 이미 여러분이 박사를 지원할 자격이 되느냐가 갈리는데, 이걸 아직 깨닫지 못하셨다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다시 기르셔야 합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중요한 건, 얼마나 우수한 인재들과 경쟁했고, 4년동안 어떤 인재풀에서 지내왔는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봉사활동 대외활동 연합동아리 활동 따위로 결정되는게 아닙니다. 학계는 폐쇄적이라 여러분이 탑티어 타교들과 직접 경쟁하고 생활하며 준비한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무직인 상태로 지원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여기에 예외는 없습니다. 한국에 적어도 한 군데는 본인이 몸 담을 곳이 있을겁니다. 다른 지역이더라도 말입니다.
적어도 본인이 있던 연구실에서 연구를 지속하고 '실적을 낼 수 있는' 상태로 준비와 병행해야 합니다. 유학 지원 준비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그게 정말로 집중하고 싶으신 건지 아니면 단순히 힘들고 싶지 않아서인지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유학준비 기간은 JOHN-NA게 힘들어야 하는 기간이거든요.
본인이 학교에서 졸업 전에 몸담고 있던 연구실이 여의치 않다면, 서울이나 대전, 그리고 다른 대도시들에 잘 찾아보면 여러 정출연이 있습니다. 문과도 많지는 않지만 잘 찾아보면 관련 분야가 있을겁니다. 이과는 엄청 많구요. 꼭 분야 따지지 말고 새로운 거 배운다 셈 치고 새로운 분야에 한번 몸을 던져보세요. 인맥도 넓히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겁니다. 어차피 여러분이 박사 진학해서 정확하게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될 확률은 5% 미만이고, 당신은 그 5%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야 만약 올리젝이 나오더라도 그 다음 해에 다시 지원할 때, ""더 나은"" CV로 지원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논문이라도 한두편 더 있으면 경쟁력이 올라가니 말이죠.
대외활동 같은 걸로 백날 쌓아봐야 경쟁력 오르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세요. 대학원은 여러분의 '연구자' 로서의 포텐셜을 가늠하여 평가하지 (as a primary standard), 다른 외적인 요소가 핵심 가치로 평가받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즉, 본인의 연구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관에 반드시 소속을 만드세요. 그리고 나서 유학을 도전하셔야 합니다. 정말로 몇 번을 지원하더라도 가실 분이라면, 지속적으로 나의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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