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인 커뮤니티 가입에 대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종의 preview라고 볼 수 있겠다, 정보글은 다음 편에)

 

미국에서 기초교육 (초, 중, 고) 혹은 대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면, 한국인으로서 한인 커뮤니티는 미국에서 살아남는 데 있어 필수 요소이다. 대학교를 나왔다는 건 4년을 보내고 학사를 미국에서 받은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환학생이나 visiting 같은 경우는 저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권'에 대한 차이는 쉽게 좁히기 어렵다. 기본적인 태도나 인지, 인식, 개념 등이 그냥 반년에서 1년 정도 지내면서 체험했다고 해서 체득되고 동화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인정하는 것이 좋다.

 

왜 이 이야기를 굳이 하는가 하면, 내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이다.

나는 토종 한국인 (심지어 박사 전에는 영미권에 나와본 적이 없다. 여행조차도...) 이다. 박사과정 입학하고 나서 처음 OT에 왔을 때, '아 이거 영어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빡세구나' 라는 것을 느꼈고, 그 때 뭔가 괴상한 다짐을 하게 된다. 한국인과의 interaction을 가급적이면 줄이고 미국인들과 생활하는 것을 주로 하자. 라는 것. 그래서 초반부터 학교 밖에서 백인 친구도 만들어보고, 스윙씬도 다니면서 친구도 만들어보고, 뭐 이것저것 많이 했었다. 그러면서 반대로 한인 커뮤니티에 접근하는 것을 굉장히 등한시했고, 심지어 랩도 한국인 1도 없는 랩으로 들어갔다. (사실 이건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지도교수님만 보고 간건데 어쩌다 보니 그리 됨)

 

그런데 이게 결과적으로는 그다지 좋지는 않은 수를 둔 격이 된다.

 

영어권에서 자라지 않은 이상, 소통의 정도가 한국어를 사용할 때 만큼 깊이 들어가기 어렵고,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하고, 또 상대의 의도와 생각을 온전히 다 읽어내기가 어렵다. 물론 그걸 연습해야 하고, 계속 파고들어야 하는데, 사람이란 언젠가는 지치게 마련이고,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그 수단이 '말' 이었는데, 결정적으로 나는 한국에서 지내던 때에도 말을 굉장히 많이 하던 사람이고, 말을 통해서 관계를 맺어가던 사람이라서. 내 멘탈의 굳기를 너무 과대평가했던 감이 없잖아 있다.

 

박사과정을 시작한지 2년 반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느낀 건,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가깝게 지내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국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이 재충전하고 회복하려면 아무래도 한국 문화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나는 그런 부분에 소홀했고, 결과적으로는 그랬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한국 문화권과 더불어 살면 영어가 좀 덜 늘지 않느냐, 고 할 수 있는데. 글쎄. 뭐 '하기 나름이다' 라는 말을 하기엔 너무 아무데나 갖다붙이는 느낌이고... 일단 랩/학교에서는 영어, out of school life에서는 한국어를 어느정도 쓴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렇게 산 덕에 영어가 좀 늘긴 했지만, 과연 한인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 해서 영어가 덜 늘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아니었을 것 같다. 

 

따라서 나는 한인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소속되기를 권장한다.

 

잡설이 길었다. 다음편에서는 대학원생에게 대표적인 한인 커뮤니티 두 개를 소개해보려 한다.

+ Recent posts (mouse 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