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때 지도교수님과, 그리고 내 첫 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다른 교수님과 준비하던 리뷰가 하나 있었다.
물론 내가 게을러서 그런거랄까, 이게 리뷰라서 참 쉽게 안 써졌다. 그러다 이번 윈터브렠을 맞아서 각잡고 마무리지으려고 여어어어얼심히 구글 스칼라도 뒤지고 하고 있는데,
내 academic profile에서 내 첫 논문을 인용한 문건들을 찾아보다가 얼어붙었다.
내가 준비한 리뷰논문을 포괄하는 한참 상위 개념의 리뷰논문이 올해 말에 나타났다.
100페이지가 넘고, 레퍼런스도 1500개가 넘는다. 올.... 좀 더 자세히 보니 저자가 세 명인데, 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지상 최강의 교수님들 셋이서 작당하고 썼다. 그래 페이지가 100페이지가 넘는 순간 이상했고, 저널 이름을 보고 경악했고, 저자를 보고 경악했고, 내용을 보고 경악했다.
이를테면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다.
(예를 든 것이다!!!)
내가 준비해왔던 리뷰의 제목이 '컴퓨터 그래픽카드의 이해 및 역사' 정도라고 치자.
그럼 저기서 나타난 리뷰의 제목은 '컴퓨터' 다. 그냥 컴퓨터. 상대가 되겠나 이거 ^^
정말 무서운 논문들은 제목이 미친듯이 심플하고 포괄적이며 간단명료하고 직관적이다. 오늘 내가 본 논문이 딱 그랬다.
그래서 뭐.... 한 1년간 바짝 준비했고 2년째 수정중인 그 논문, 새로 써야된다. 내용 구성 자체를 아예 다 뜯어고쳐야된다. 혹시나 해서 table of contents 봤더니 아니나다를까 내가 준비한 리뷰의 소제목이 죄다 들어가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굉장히 잘 쓴 논문....
으헝
울고싶다. 더 열심히 해야지.. 아니, 열심히 하는 건 사실 대학원생에게 필요 없으니.
잘 해야지. 더 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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