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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결정하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다.


참고로 앞으로 서술할 모든 글은 '대학원 유학'에 한정하여 이야기하겠다.


'유학을 왜 가려고 하는지'

'객관적인 나의 상황은 어떤지'

'나의 성향이 어떤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어차피 사람은 어리석어서,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본인이 직접 겪어보고 경험해봐야 깨닫게 되는 게 부지기수라서.

이 얘기를 왜 하느냐면.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닌다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특히 아예 토종 한국인인 나로서는 더욱.



자, 위에서 나열한 세 가지를 차례대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1. 왜 가려고 하는지.

그냥 신랄하게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유학이 도피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나와보니 주변에서도 제법 보였고, 학부 한정이지만 한국 입시에 실패한 뒤에 another chance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대학원도 비슷하다. 그런데 도피성으로, 혹은 놀러 유학을 나오는 경우는 자칫하면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쳐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는 배제하고.


정말 공부가 하고 싶어서 유학을 가고 싶어하는 경우에 한해서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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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분야라는 건 정말 셀 수도 없이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 나라별, 교수별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한국이 더 뛰어난 분야도 많고, 세계 100대 과학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다. 그래서 무조건 미국이 더 뛰어난 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실험 장비나 환경으로 치면 설카포를 못 따라가는 미국 학교도 상당히 많다. '미국이 무조건 뛰어난 게 아니다' 라는 말은 진실이다. 옛날에 유학 다녀오신 교수님들이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게 정말로 와 닿는다. 내게 추천서를 써 주신 카이스트 타과 교수님께서는 박사유학 시절에 학교에서 왕복 운전 네시간 거리를 거의 매일 다녀왔다고 하셨다. 이유인즉슨 합성한 물질을 분석해야되는데 그 분석장비가 거기밖에 없어서.


내가 카이스트를 다니면서 느낀건... 최소한 내 분야에서는 없는 장비 없었다. 인정. 카이스트 자체가 국가 지원을 많이 받은 대학이자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비싼 장비를 최신식으로 갖춰놓은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학을 나온 이유는.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구에 적합한 문화' 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engineering과 science에 대해서는, 창의력과 사고능력이 열심히 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hard worker보다는 genius가 낫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천재성이나 창의력이 발휘되는 조건은 모두 다 다르다.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니면서, 나의 지도교수님의 은사를 만난 적이 있다. 교수님께서 UC Berkeley 박사후 연구원으로 계실 때의 지도교수님이었는데, 내가 직접 어떤 discussion을 할 수는 없었지만 (시간관계상), 전반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들이나, 혹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태도 등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왜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못할까를 생각해보게 되었고, 연구문화라는 걸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과학이나 공학은, 그 기원이 대체로 서양에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동양이 과학을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지만.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세계 과학/공학의 흐름을 리딩해가고 있는 것은 서양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간단한 예시로 국제 저널이 대부분 영어를 채택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박사를 서양에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유학을 꿈꾸게 되었다. 혹시나 오해하여 읽힐까 다시 덧붙이지만, 미국에서 박사 하는 것이 절대로 무조건적 이득이거나 어떤 우월성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대학원과 미국 대학원의 비교는 추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다음 섹션으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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